오늘 서율이의 하루는 낮 한시부터 시작되었다. 새벽녘에 우느라 못잔 잠을 채우고 싶은건지 오전에는 자면서 분유를 먹고 트름도 잘 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와 하루를 잘 보내고 저녁시간이 됬을 쯤 서율이가 소화가 거의 된 분유를 게워냈다.. 아무래도 저녁에 많이 먹여서 그런것 같다. 요즘은 침샘이 발달하는지 침도 많이흘리는데 토하며 가래까지 같이 게워낸것 같다. 너무 놀랐는데 놀라지않은 척 하느라 힘들었다🥲 엄마가 놀라면 아기는 더 놀란다고한다. 앞으로도 더 침착한 엄마가 되어야겠다.... 샤워 후 서율이를 거실에 눕히고 남편과 “약한영웅”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였는데, 남편이 서율이의 배를 위에서 아래로 쓰담고 다리를 올려주며 장마사지를 해주었다. 서율이는 속이편한지 남편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웃다가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었다. 남편은 기분이 좋았는지 “너 왜자꾸 나를 보냐~” 하면서 웃었다. 남편은 수면환경은 일관적이어야 한다며 갑자기 서율이를 들어올려 방으로 데려다 놓으려 했다. 나는 서율이의 꿀잠을 위해 그냥 거실에서 재우자며 말렸다. 역시나 서율이는 바로 깨버렸고, 남편은 당황한 내색이었다. 서율이의 배앓이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밤 열두시반부터 한시까지 삼십분정도 울며 보챘다. 서율이가 울자마자 우리는 당황하지 않고 남편은 분유를 타러갔고, 나는 서율이를 꽉 안고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었다. 다행히 분유를 먹으면 좀 진정되는 편인 것 같은 서율이는 삼십분 후 그쳤고, 잠들었다. 그렇게 오늘은 마무리가 되었다. 오늘 서율이에 대해 안 사실이 있는데, 서율이는 분유를 먹다가 본인이 뿌리쳐도 젖꼭지가 입에서 빠지는게 서러운가보다. 그래서 한 번 빠지면 내내 울며 먹게 된다. 오늘은 서율이를 울리고 싶지 않아서 젖꼭지가 빠지면 재빨리 서율이의 입술근처에 젖꼭지를 대주었더니 서율이가 울지 않고, 아 여기있구나 하고 만족해 하는 것 같았다. 서율아 사랑해❣️
서율이가 세상이 행복한 곳이라고, 남편과내가 이룬 가정이 서율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서율이는 과연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
서율이가 태어나고 5박 6일의 병원생활과 11박 12일의 조리원 생활이 지난후 나는 친정에서 지냈다.
남편 회사의 이전에 따른 우리의 이사 기간과 서율이의 출산일이 겹치는 바람에 아빠와는 잠시 떨어져 지냈지만,
서율이를 세상 누구보다 예뻐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
아마 어쩌면 우리 엄마는 나보다 서율이를 더 예뻐했던것 같다.
우리 아빠도 내가 자라며 보지 못했던 모습을 자주 보여주셨다.
예를 들면, 퇴근을 한시간 빠르게 하시고 오자마자 서율이에게 잘 놀았냐고 물어본다던가, 기저귀를 갈아준다던가, 모빌만 보는 아기 앞에서 떠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ㅎㅎ
내가 서율이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는데, 어쩌면 서율이가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준 것 같다.
나는 조리원에 너무 많은 아기들 때문에 우리 서율이가 케어받지 못하고 방치되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했었던 것 같다.
생전 해본 적 없던 잘봐달라는 비타민음료, 과자 등 뇌물수뢰까지 했던 것 같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조리원 선생님들은 정말 서율이를 잘 케어해주신것 같은데 그때는 호르몬의 장난인지 더 예민했던 것 같다.
조리원을 퇴소할때 조리원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서율이는 많이 안아주세요. "
" 네? 많이 우나요? "
" 공주님 밤에 안자고 울어서 유명했어요! "
퇴소할때 까지 나는 서율이가 밤에 안자고 운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동안 얼마나 조리원 선생님들을 괴롭힌걸까..
죄송함과 당혹스러움이 가득한 퇴소길이었다. 천사 같은 내 아기가 밤마다 울며 안아달라고 선생님들을 괴롭히고 있었다니!...
조리원을 퇴소하고 서율이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밤12시부터 새벽3시까지 강성울음을 터뜨렸고, 낮에도 가끔 강성울음을 터뜨렸다.
처음엔 너무 놀라 병원에 달려갔고, 병원에 가는 차안에서 울음을 멈추었다. 의사선생님은 아주 건강하다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셨고.. 나는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서율이는 계속 발을 뻥뻥 차며 악을지르며 울어댔다. 나는 세상에 나온지 30일정도 된 아이가 힘들어하는게 너무 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신생아를 데리고 병원을 세번정도 왔다갔다 한것 같다. 어떤날은 짐을 싸고 병원에 가려던 차에 아파하며 울다 대변을 보고 잠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부터 서율이의 증상들을 검색해보기 시작했고, 어쩌면 아이가 배앓이 또는 영아산통 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해결방법은 없고 시간이 답이라는 답답한 글만 볼 수 있었다. 모유수유를 끊은 내가 원망스러웠다.
배앓이는 배에 가스가 차는게 원인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고,
젖병수유 자세부터 다시 바로 잡게 되었다. 임신중에 미리 공부 해 둘걸 하고 후회 되었고 안일 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냥 먹이기에만 급급했던 내가 아기를 힘들게 만들었을 수 도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자세를 바꾸고 트름도 더 열심히 시켜주었다. 그 이후로도 서율이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았고 결국 젖병을 바꾸게 되었다.
더블하트 젖병을 사용중이었는데, 닥터브라운 젖병으로 바꾸게 되었다. 안에 공기통이 있어 수유중 공기를 마시는 일이 줄어든다고 한다. 세척이 조금 번거로웠지만 울음이 조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이후 남편과 나는 이사를 하여 경기도로 올라오게 되었고, 남편도 서율이의 모습을 직접 격게 되었다. 이사를 해서 적응이 안된건지, 남편과 함께 수유하며 익숙하지 않은 자세로 수유하여 불편했던 건지 서율이의 강성울음이 다시 심해지는 것 처럼 보였다.
결국 남편과 분유를 바꿔보기로 마음을 먹었고, 남편 친구 부부에게 전화하여 혹시 친구 부부 아이의 배앓이가 없었는지 물어 보았다. 친구 와이프 분은 임신기간에 혹시모를 배앓이에 대비해서 a2분유를 먹였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저 조리원에서 먹이던 아이엠 마더 분유를 먹이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던 나의 게으름에 또다시 반성하였다.
결국 우리는 지금 a2분유로 퐁당퐁당 분유를 바꿔준지 3일차 이다. 아직 이 분유가 서율이의 속을 편하게 해줄지 알 수 없다. 이글을 쓰던 밤에도 서율이는 새벽 한시반부터 두시반까지 울어댔다.. 분유를 조금먹여 달래주며 재웠다. 마음이 너무 좋지 않다. 서율이가 어서 빨리 편안해졌으면 좋겠다.